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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yfrau

지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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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팀 마샬


지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덕후까지 가려면 멀었지만) 중국으로 시작해서 북극으로 끝나는 세계 전체를 일별하는 목차가 너무 매혹적이라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과면 내용도 흥미진진, 재미있어서 아껴가며 읽었다. 

다만 지리의 힘이라는 번역제목이 안 어울린다 싶다. 내용은 원제 prisoners of geography에 걸맞는다. 각각의 나라가 지정학적 위치에 갖혀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고, 앞으로도 이렇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 뭔가 더 고민하면 번역제목도 더 섹시하게 뽑혔을거 같은데. (엄청 고민했겠지만,ㅋ 나도 확 떠오르진 않네)

내용상으로는 호주나 동남아시아 쪽 부분이 빠진 것이 좀 아쉽다. 호주는 현재 변방으로 그다지 중요한 위치가 아닐 것 같긴 하지만 동남아는 말라카 해협 등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넘쳐날 텐데. 아마 그쪽은 인사이트나 공부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중국,미국,서유럽 등 비교적 사정을 아는 동네의 이야기는 평이했고, 중동, 아프리카 같은 관심이 많지않던 곳의 이야기는 새롭다.

***

생각나는 내용을 두서없이 써보면,

- 러시아는 남쪽으로 기어나오려고 기를 쓰고, 중국도 바다로 나오려고 온갖 트러블을 일으키는 한편 미국도 지구의 패권을 지키려고 그들의 야욕을 분쇄하려고 정말 많은 애를 쓴다. 각각에 인접한 소국들은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형편이고.

- 미국은 최강의 입지조건을 가지고 지금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앞으로도 이상한 지도자가 튀어나와 말아먹지 않는 한 최강의 패권을 유지할 것 같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이 망하면 전세계가 먼저 망할텐데.

- 무서운 이웃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야하나. 가장 베스트는 양쪽 줄을 잘타는 것이고, 차선은 미국쪽에 붙어 이익을 도모해야 할 것 같다. 미국은 우리와 일본을 하나로 엮고 싶어할테고, 중국도 우리와 잘 지내야 미국을 이용하기 좋을 것이고..우리는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시궁창. 조선부터 몇백년 넘게 중국이나 미국에게 레이더만 곤두세워도 충분히 살만했었던 작은 나라에서 줄타기 같은 수준높은 외교를 보기는 요원한 것이려나.(북한은 그런거 잘하는 거 같은데)

- 과연 중동, 아프리카는 한세기전에 서구가 엉망으로 만들어 놓아 아직도 힘들다. (특히 영국)


많이 뜬금없지만 읽는 내내 영어권 백인남자로 태어나서 사는것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