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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yfrau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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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손열음


나는 손열음이 좋다. 임동혁에 이어 두번째로 좋다. 아니 비슷비슷하다?

'열음'이라는 이름도 좋고, 유학파나 교포 출신이 득세하는 클래식 음악계에서 강원도 원주에서 자란 순수 국내파인 세계적 피아니스트라서 좋다. 뭔가 언더독의 성공 스토리 같지 않은가. (실은 아주 매우 대단히 훌륭한 자질의 천재피아니스트지만)  좋은 이유가 연주를 잘해서, 곡 해석이 좋아서 좋은게 아니라서 좀 그렇긴한데 내가 연주자에 따라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파악할 정도로 훌륭한 귀를 가진 것도 아니고-- 팬질에는 사실 이유가 복합적인 것 아닌가. 암튼 손열음을 좋아하기로, 앞으로 팬질 하기로 했다. 유튜브에서 그의 연주를 찾아서 들어보니 역시 훌륭하다.

근데 글도 잘쓴다. 사실 글을 업으로 하지 않는 유명인의 에세이집은 고스트라이터가 구술하는 이야기를 작성하거나 초안을 기반으로 다듬기 마련인데 이 글은 확실히 손열음의 글이다.(물론 느낌이다.)

원주에서 서울까지 레슨받느라 엄마차로 일주일에 몇 번씩 왕복하며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음악듣고 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따뜻하니 좋더라. 그녀의 엄마의 고단함도, 모녀의 사랑도 다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