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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tardando

김성근이다


최근 몇년간의 한국 프로야구는 8개 구단이 봄,여름에 투닥거리며 싸우다가 결국엔 SK가 우승하는 그런 게임이었다.
뭔가 SK는  지고있어도 질거 같지 않았고, 이제 되었다 싶으면 턱밑까지 끝까지 따라오는 듯한 무시무시함이 있었다.
SK선수들은 이기기위해 사력을 다했고, 또 이겼다. 그리고, 뭔가 멋졌다.
80년대 열혈만화에 나오는 주인공들, 공포의 외인구단 같았다.
물론 그 저력의 뒤에는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 

이제 김성근 감독은 SK에서 나갔고,  이제 SK는 그저그런 평범한 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은 고양원더러스라는 사회인야구(정확히는 아니지만)의 감독이 되었다.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만  프로야구판에서 감독님을 더 보고, 그 끈질기고 한차원 높은 야구를 감상하고 싶다.
사실 LG가 감독님을 모시기를 바랬는데, 어느 구단주가 그 독이 든 성배를 들까 싶기도 하고.



이 책은 김성근 감독의 자서전이 아니다.
SK감독때 있었던 얘기들이 중심을 이루며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쓴 글인데,
직접 썼는지 구술을 대필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어가 어눌한 감독님이 직접 말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