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어원 사전 : 모든 영어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 마크 포사이스
예전부터 단어의 어원, 유래같은 글들을 좋아했더랬다. 어원을 파고들어가다보면 신기하게 딱 맞아 떨어지기도 하고, 역사도 보이고. 다만 이런 글을 책으로 엮어놓으면 질려서 반 정도는 즐겁게 읽다가 나머지 반은 눈으로 넘겨버리기 일쑤인데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삼분의 이 정도 즐겁게 읽었다. 더더욱 기발하고, 신기한 영어단어의 이야기가 이죽거리는 문체가 가득 담겨있다. 그래도 삼분의 이가 넘어가니까 뭔가 느끼하더라.
그만큼 오만가지 쓸데없고 무용한 영어의 어원으로 가득 차 있는데, 말도 안되는 착각에서 비롯된 단어가 엄청나게 많고 그냥 셰익스피어 같은 작가가 만들어낸 단어도 많더라. 정말 말을 막 만들어 쓰는구나. 이채로운 건 각 챕터의 주제를 그 전 챕터의 뒷부분 내용에서 따와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을 취했는데 결국 마지막 챕터의 주제가 처음으로 돌아가는 순환구조를 만들어 낸 것. 그 때문에 억지로 겨우겨우 내용이 이어지는 느낌도 준다.
번역도 매끄럽게 잘 한듯. 이런 책은 보통 번역이 재미없으면 느낌이 확 죽는데 읽는 맛까지 나게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