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의 변화 - 유현준
셀럽 건축가 교수님의 신작. 많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이 책은 상당히 오래 차트에 머물러 있길래 궁금해서 이북으로 읽어보았다.
제목이 모호하게 다가왔는데 읽어보니 말그대로 작가가 생각하는 공간의 미래를 설명한 책이다. 코로나로 인한 생활양식의 변화에 공간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의 생각과 기타 한국의 부동산과 그 정책에 관한 건축가의 생각.
전체적으로 주장하는 바가 많은 논설문의 느낌이었는데 이 딱딱한 내용의 책이 많이 읽히다니 뭔가 사람들이 이 주장들에 동의 혹은 공감하는 바가 많은가보다 싶다. (근데 뭔가...이 분 출마하시려고 하나.)
코로나는 향후 사회 진화의 방향을 15도 정도 틀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미래가 180도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해서 기존의 사회 변화의 방향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 진행돼 오던 변화의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가속도가 붙을 거라고 보고 있다. 기존 변화의 방향이라는 것은 비대면화, 개인화, 파편화, 디지털화를 말한다.
한 사람이 소파에 누우면 다른 가족들은 바닥에 앉아서 소파에 등을 기댄다.
더 자주 시간을 맞춰서 한 장소에 모일수록 권력의 규모와 집중은 커진다.
시간과 공간적인 자유가 적을수록 그 시간과 공간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주체가 권력을 갖는다. 종교 행위의 시공간적 측면에서 기독교는 집단적인 종교, 불교는 개인적인 종교로 볼 수 있다.
천 년 이상 유지됐던 기독교 중심의 중세 시대는 흑사병으로 와해 됐고 이후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가 발현하는 배경이 되었다.
재택근무를 하면 자연스럽게 회사 조직의 재구성과 해체가 이루어진다. 고용주는 '재택근무만 하는 직원을 각종 의무가 있는 정직원으로 둘 피료가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개인화된 공간 체계는 조직을 쪼개서 개인으로 파편화시킬 것이고, 이는 일자리의 프리랜서화를 가족시킬 것이다.
계획과 실행이 명확해져 기존에 큰 조직 내에서 무임승차하던 사람들을 구분해 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정직원을 중심으로 구성됐던 사회 보호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시대가 올 것이다.
가장 좋은 시스템은 인간의 이기심을 이용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공장이 망해서 나가도 기둥식 구조로 지어진 공장은 변화된 시대에 맞추어 로프트식 주거나 갤러리 등 다용도로 변형되어 사용된다. 서울의 경우 성수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실 가장 친환경적인 건출물은 태양광 발전장치가 많거나 친환경 건축자재로 지어진 건출물이 아니, 기둥식 구조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믿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간으로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월세로 사는 것은 내 부동산 자산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내 노동의 대가가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대신 그 돈은 부동산을 소유한 누군가의 자산으로 축적된다. 월세는 21세기의 존재하는 새로운 소작농이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국민들이 주택을 소유하게 해줘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국민이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면 결국 부동산 자산은 정부 아니면 대자본가들만 소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조선 시대로의 회귀다.
주택에서 정부 소유의 임대 주택 비중이 커지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임대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럴수록 정치가의 힘이 커지게 된다. 전체 주택 중에서 임대 주택의 비중이 커질수록 정치가는 국민의 세금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지주가 된다. 그리고 그 정치가들은 자기 입맛에 맞게 권력을 넘겨주려 할 것이다.
집값이 폭등하고 은행 대출 없이 집을 사야 하는 세상이 되면 두 집단은 좋아한다. 바로 대자본가와 정치가들이다. 빈부 격차가 커질 수록 자본가는 자본의 집중을 얻게 되고, 정치가는 집을 소유할 수 없어서 임대 주택을 구걸하는 표밭을 걷게 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익선동이 활기를 띤 이유는 한옥 중정의 불법 증축을 '적당히' 눈감아 주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