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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yfrau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 트레이더 김동조의 마켓일기 -김동조

곽재식, 문유석 작가와 더불어 듀게의 또 한명의 네임드였던 hubris님의 에세이다. 투자회사 트레이더였다가 회사를 차리고 트레이딩도 하고, 글도 쓰고 하시나보다. (생각해보니 저 세 분 모두 회사를 관뒀군.) 이 분 트위터나 책이나 웬만한 글들은 다 읽어본것 같은데 다소 젠체하면서, 건방지면서 단정적이고 한,(호불호 좀 갈리는) 문체가 좋아서 읽는 맛이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도 우연히 발견하고 냉큼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고 망설이던 차에 회사 이북으로 나왓길래,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고 한달음에 읽었다.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일기를 엮은 책이다. 그때 그때 사건이나 트레이딩을 하면서 단상을 적은 글이라 딱히 일관성은 없어서 안사길 잘 했다 싶으면서도 즐거운 시간이었군.

 


인간은 혼자서 행복하지 않다. 관계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혼자서 행복을 느끼려 노력해봤자 결국 실패할 것이다. 관계에서 실패하고 있다는 건 고독 속에서 성장해야 할 때라는 걸 의미한다.
독 속에서 나를 업그레이드해 다시 관계에 도전할 것인가. 지금 내 수준과 타협할 것인가.
권위는 몸으로 때우거나 돈으로 메우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다.
어차피 할 일이라면 투정하지 않고 그 일을 빠르고 멋지게 끝내버리는 것. 어차피 하지 않을 일이라면 단호하게 상활을 정리하고 뒤돌아 보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는 전문가가 갖고 있는 속성의 거의 전부다.
만약 직업으로 서의 소설가에 나오는 소설 쓰는 행위에 자신의 직업을 적용할 수 없다면 남들과 나를 차별할 수 없는, 즉 존재감을 깨달을 수 없는, 위험한 인생이다.
'누군가의 손절 레벨이란 누군가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다' 라는 내가 했지만 참 그럴 듯하다.
'남는 건 후회뿐이죠. 대학을 마치지 않은 것이 후회도고 음악적 재능이 없는 것도 유감이고, 어릴 때 너무 소심했던 것도 후회돼요. 무엇보다 태만했던 게 가장 후회스럽죠.'
'조정을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줄여놔요. 그러면 대응을 할 수 있잖아요.'
이기기 위해 잔잔한 마음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상대의 플레이도 나의 실수도 잊고 루틴을 유지하며 냉정하게 전진한다는 것.
어차피 빠른 은퇴, 오랜 노후생활이 예상된다면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내일이 시험인 아이들도 어차피 공부를 해야 하는데 어영부영하며 뛰어들기를 미루는 경우가 있다.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채근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어른들도 진짜 필요한 일을 미루고  어차피 일어날 일을 자주 외면한다.
"소시민은 항상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
그때 깨달았다. 초기 대응이 전략의 대부분이라는 걸.
야구 선수 장훈 인터뷰를 읽었다. 나 역시 저녁이있는 삶과 성공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생활의 평정을 유지하며 삶을 앞으로 끌고 가는 방법은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늦게 자는 건 욕망이지만 일찍 일어나는 건 열정인 경우가 많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면 돈이 부족한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했더니 모였던 이들이 좋아했다.
모든 운동은 힘을 빼야 한다. 힘을 빼야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에너지는 질량보다 속도에 더 영향을 받는다.
힘을 빼고 속도를 확보해야 홈런과 강한 카운터가 나오는 것이다. 골프, 테니스, 야구, 복싱 같은 스포츠의 기본 원리는 강한 하체로 단단하게 지지하고 허리와 골반이 먼저 돈 뒤 어깨와 팔이 부드럽고 빠르게 회전하는 것이다. 사실 말이 쉽지, 이렇게 힘이 빠지는 건 무수한 운동과 실전 경험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잘 훈련된 복싱 선수조차 상대가 눈앞에 있으면 세게 때리기 위해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간다.
경제력이 없으면 내 상식와 원칙을 세상에 적용해볼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 반대로 내 상식과 원칙이 제대로 된 것이 아니면 남들보다 월등한 경제력을 갖기도 어렵다. 결국 비굴해지지 않고 용기를 내려면,  그리고 그 뒷감당을 하려면 역시 경제력이 어느 정도 따라줘야 한다는 게 인간 삶의 비애다.
표정과 행동에 품위를 가질 수는 있다. 노력을 한다면 지식이 많아져 말도 잘할 수 있다. 좋은 스타일을 가질 수도 있다. 경제력이 있다고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력 없이 이것들을 얻는건 매우 어렵다. 직관해야 깨달을 수 있는 진실이 아닌가 싶다.
제일 좋은 것은 평소에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토끼가 아니라 사자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는 개가 사자를 물면 어떻게되는지 보여줘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꾸준히 하는 놈이 결국 이긴다.
인간을 망치는 건 과도한 자의식이다. '쪽팔린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가'가 삶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