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나름 서점가를 강타한 베스트셀러였고, 유시민과 문재인대통령이 재미나게 읽었다고 해서 읽어보려고 하던 차에 지민이 학원 다룬다고 해서 마침 잘됐다 싶었다.
빨치산 가족들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장례식 동안 조문객들의 만남을 통해 플래시백으로 촤르륵 펼쳐진다. 그 사연이 있음직하고 (아마 실화를 가져다 썼으리라) 모두 짠한데다가 진한 남도 사투리가 엮여들어가서 웃픈느낌으로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읽어내려갔다.
다만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누가 누군지 읽는 내내 덜컹거리다가 나중에는 다 포기하고, 그 에피소드만 즐기는 모드로 바꿔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러티브의 절반정도는 캐치하지 못했겠지)
우리나라 근대사도 어처구니 없고 참 기구하고, 지금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데올로기에 최근까지 사람을 그렇게나 겁박할 수 있는 나라였다는 사실이 새삼 스럽고, 그게 다 사회가 자신이 없고, 체제가 불안해서 포용적이지 못했던 것 같고 그러네.
(계엄령이 90년대까지 있던 대만도 그렇고)
#2024#책#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