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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yfrau

아무튼,사전/아무튼,방콕

업무시간에 틈틈히 읽어제끼는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사전 : 우리에게는 더 많은 단어가 필요하다 - 홍한별

재미있다! 올해 아무튼 중 최고! 그래 나도 사전 좋아했었네.
백과사전도 즐겁게 읽었고, 영어사전도 좋아했다. 그 시절 누구나 해봤을 공부시간에 야한단어찾기놀이도 즐거웠고, ABC로 ㄱㄴㄷ으로 찾아가는 느낌도 보물찾기 하듯 재미있었다.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내가 했었어야 하는 말들이 계속 생각난다. 그날, 그날 밤, 그다음 날까지도. 프랑스어로 ‘l’esprit d’escalier’는 직역하면 ‘층계의 생각’이라는 말인데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던 방에서 나와 층계를 다 내려왔을 때야 뒤늦게 생각나는 재치 있는 대꾸나 농담을 뜻한다. 다시 층계를 거슬러 올라가서, 아까로 돌아가서, 절묘한 타이밍에 그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을 만난 뒤에 나는 층계의 생각이 너무 많아져 다른 생각을 하기가 힘들다. 내가 혼자 방에서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된 것도 그런 탓이 크다. 나에게는 늘 시간 차를 두고 떠오르는 것 같은 적절한 말을, 글로는 뒤늦게라도 주워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최소 서너 번의 수정 기회가 주어지니까.
어학사전이나 백과사전이 아니라도 제목에 ‘사전’이나 ‘백과’라는 말이 들어간 책을 보면 나는 일단 혹한다. 무언가를 ‘집대성’했다는 것이 실제로는 주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알지만(대학원 다닐 때 내가 읽어야 할 문학이론 책이 너무 많고 어렵게 느껴져서 『현대 문학이론 백과사전』이라는 값비싼 책을 샀지만 별 도움은 안 됐다) 무언가를 모았다는 것,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조직화했다는 것은 일단 위대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내 책꽂이를 훑어보면 제목에 ‘사전’, ‘백과’ 등의 단어가 들어간 책이 유달리 많다.
정보와 지식을 축적하려는 욕구는 재화를 축적하려는 부르주아적 욕구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동전을 모으듯 단어를 모은다. 힘을 갖기 위해서. 동전과 단어의 차이점은, 단어는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사전에 돈을 쓰는 것도 아주 불합리한 소비는 아니라고 합리화할 수 있다.
 『롱맨 영한사전』은 국내 영한사전 중에서 유일하게 ‘말뭉치(코퍼스)’를 사용해서 만든 사전이다. 말뭉치란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한 언어의 표본을 잔뜩 모아 만든 자료이다. 말뭉치를 활용하면 현재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반영한 사전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사전’이라는 말에 아무 느낌이 안 드는데?”

 남편은 지금까지 나온 ‘아무튼’ 시리즈를 꽤 여러 권 읽었다. ‘서재, 쇼핑, 망원동, 잡지, 게스트하우스, 스웨터, 피트니스, 스릴러, 계속, 방콕, 택시, 트위터, 외국어, 문구, 술, 예능, 산, 요가, 여름, 달리기, 메모, 후드티, 떡볶이, 클래식, 바이크, 연필, 피아노, 노래’를 읽었다고 한다(남편한테 ‘아무튼’ 시리즈 중 뭘 읽었냐고 물었더니 이 목록을 줬다. 목록을 만들기를 좋아하는 걸 보면 내가 왜 이 사람하고 결혼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주제에 뭔가 관심이 끌려서 읽었을 텐데, 목록만 봐도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겠다. 그런데 유독 ‘사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만은 아무 감흥이 없다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온라인 사전 『한국어기초사전』은 한국어를 외국어로 공부하려는 사람을 위한 사전이라고 한다.
논리와 기억과 언어를 잃어가던 아버지는 정말 엉뚱하게도 그리스어 공부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독실한 기독교도였는데, 사도들의 복음을 처음 언어로 기록할 때 쓰인 언어인 코이네 그리스어를 배워서 최초의 언어로, 번역으로 훼손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성경을 읽고 싶다고 했다. 원래의 의미, 태초의 의미를 찾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는 기묘하게 생긴 그리스어 알파벳을 노트에 옮겨 적고 날마다 외웠다. 언어를 잃어버리는 병에 걸린 아버지는 날마다 단어를, 생각을 놓치고 있으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려고 했다.
‘Kummerspeck’는 ‘Kummer(슬픔)’와 ‘Speck(베이컨)’가 합해진 말로 슬픔을 달래려고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것을 가리킨다. ‘Donaudampfschifffahrtsgesellschaftskapitän’은 ‘Donau(다뉴브)’+‘Dampf(증기)’+‘Schifffahrt(운항)’+‘Gesellschaft(회사)’+‘Kapitän(선장)’으로 이루어진, ‘다뉴브 증기선 회사 선장’이라는 합성어다.
 독일어에서는 이렇게 단어를 겹겹이 쌓아서 어떤 특수한 상황에 관련된 단어라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느끼는 이 특수하고 우연적이지만 한편으로 어떤 보편성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을 표현하는 독일어 단어가 분명히 있을 거야’라고 말하곤 한다. 나는 독일어를 잘 모르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아침도 멀쩡히 먹었는데 배가 고파서 시계를 보니 10시밖에 안 되어서 시무룩한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런 단어를 만든다면, 그건 정말 독일어 단어일까 아닐까? 진짜 그런 단어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뭘까? 내가 앞에서 예로 든 단어들은 (‘다뉴브 증기선 회사 선장’을 포함해) 모두 사전에 등재돼 있다. 사전에 등재된 단어는 ‘있는 단어’이고 그렇지 않은 단어는 ‘없는 단어’일까?
이런 것을 ‘가짜 표제어(fictitious entry)’라고 한다.49사전이나 백과사전, 지도 등을 만들 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짜 항목을 넣는 경우가 있는데, 무단 도용과 표절을 막기 위한 장치다. 무심코 남이 만든 사전이나 지도를 베끼다가 가짜 항목까지 베껴서 실었다가는, 명백한 표절의 증거를 남기게 된다. 요즘 뉴스에 논문 표절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는데, 베꼈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문장을 고치고 순서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원문의 오자가 베낀 글에 그대로 나타난다면 표절의 결정적 증거로 생각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전에 가짜 표제어를 넣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지도에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섬을 넣거나 가짜 거리 이름, 실존하지 않는 유령 마을을 집어넣는다.

아무튼,방콕 : 방콕은 또 한번 이겼고, 우리는 방콕에 간다 - 김병운

 방콕을 좋아해서 심심하면 방콕을 여행지로 삼는 소설가의 아무튼이다.
내가 방콕을 좋아하는 이유와 너무나 비슷하다. 가성비 넘치는 좋은 호텔, 맛있는 먹거리, 시원한 태국식 마사지, 수영장, 아무것도 안해도, 관광객 모드로 열심히 돌아다녀도 되는( 잘지낸 것 같은) 느낌. 
다만 나는 더위를 너무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이 분 처럼 자주는 못가겠다만 올해 초에 명기,병훈이랑 갔던 방콕을 상상하며 즐겁게 읽었다. 이 글을 읽고 있자니 매우 방콕에 가고 싶어졌다. 매캐하며 느끼한 공항의 냄새 마져 그리워짐. 방콕에 관한 김원장 기자의 페이스북 글도 있었는데 비슷한 느낌. (찾아봐야지)

앗 읽는 내내 작가가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려고 찾아보니 남자였다! 계속 애인이야기가 나오던데 그렇다면 다시 읽어야하나?

 

다음은 김원장기자의 (태국특파원이었을걸?) 방콕 여행법

이번 여름에 방콕에 가신다면.

1. 늦잠을 잡니다. 호텔 아침 식사가 불포함이라면 한인 타운 근처 Chan & Yupa Cuisine에서 브런치를 주문하세요. 꽃밭이 예쁘고, 맛있습니다. 천천히 늦장을 피우다 택시 타고 왕궁으로 갑니다 (태국은 택시비가 아주 저렴합니다).

그럼 낮이 돼 아주 더울 거예요. 에메랄드 사원Wat Phra Kaew에서 에메랄드빛 부처님을 만납니다. 기도하는 태국인들을 유심히 보세요. 미국이 생각보다 더 예수님의 나라라면 태국은 생각보다 더 부처님의 나라입니다. 검게 그을린 부처님에게 물어보세요 당신은 어디서 왔으며 나는 방콕에서 뭐하고 있나. 근데 왜 이렇게 더운지 물어보세요.

부처님과 대화를 마쳤다면 후딱 나옵니다. 덥거든요. 걸어서 (더워요) 근처 왓 포Wat pho를 보셔도 좋고, 왓 포를 가셨다면 사원 안에서 마사지를 받으세요. 한숨 자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야 저녁 식사시간까지 시간이 얼추 맞아요. 왓포를 나와 5분 정도 걸어서 Tar tian으로 가면 짜오프라야 강을 건너는 통통배가 30분마다 옵니다(요금은 한 200원 쯤)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서 새벽사원 Wat arun을 올라갑니다. 더워요. 일행 중 한명이 빨리 내려가자고 할 겁니다. 

다시 강을 건너온 다음에 걸어서 Deck by arun이나 Above Riva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합니다. 가격은 메드포갈릭 정도예요. 예약 필수. 저녁 7시쯤으로 예약을 하시고 강건너 Wat Arun을 보면서 ‘내가 더운데 저길 왜 갔을까’를 되새깁니다. 그렇게 짜오프라야 강 건너 Wat arun으로 해가 떨어집니다. 그 장면을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2. 다음날은 호텔 수영장에서 그냥 잡니다. 일어나서 동네를 어슬렁거리다 마사지를 받습니다. 마사지를 받다가 또 잡니다. 점심은 마사지 받고 돌아오는 길 노점에서 땡모(수박) 잘라 놓은 것을 먹거나 연탄불로 구운 닭다리를 먹습니다. 점심으로 충분합니다. 방콕은 특히 서민들은 집에 취사시설이 없어서 아침 점심 저녁을 다 노점에서 사먹습니다. 그러니 노점이 뷔페입니다. 그리고 호텔 도착했으면 또 수영장 그늘에서 잡니다. 김원장기자의 ‘집값의 거짓말’ 같은 책을 읽어도 좋습니다.

저녁 4시가 되면 (예약한) 렌트카를 타고 아유타야로 출발합니다. 우리 경주 같은 고도입니다. 일본처럼 왼쪽 운전이지만 길이 좋아서 어렵지 않습니다. 천천히 가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립니다. 6시 전에 도착해야 Wat phra mahathat사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미얀마군이 부처님의 머리를 죄다 잘라놓았는데, 오직 하나 남은 곳입니다(같은 불교국가들인데 도통 이해가 안되신다면, 십자군원정에서 유럽 원정대들이 이슬람군을 만나기도 전에 얼마나 서로를 죽고 죽였는지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문 닫을 시간, 관광객들이 사라질 때까지 사원에 남아있습니다. 시원한 바람도 불고, 무너질듯삐져나온 벽돌로 버티고 있는 사원이 어둑어둑한 실루엣으로 보일거예요. 수백년 전 이 사원에서 기도하는 태국사람들을 생각해보세요. 전쟁에서 돌로 만든 부처님의 머리를 자를 정도면 적군은 어떻게 했을까도 떠올려보세요. 인도차이나반도의 역사가 대충 갈무리됩니다. 

그리고 차로 5분쯤 가면 SALA Ayutthaya Boutique Hotel의 레스토랑에서 강을 보며 식사를 합니다. 강변쪽으로 예약 필수. 제가 인생에서 다녀온 식당 중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워도 강변 모기는 당신을 피해가지 않습니다. 뿌리는 모기약을 달라고 하셔요. 

SALA에서 1박을 해도 좋고(300달러 정도), 근처 공원 옆 The Park Ayutthaya Resort and Spa(50달러 정도)에서 1박을 해도 좋아요. 이 작은 호텔 앞에 캠핑 의자를 20여개 펼친 노상카페가 있어요(아직 있는지...). 램프를 줄줄이 켜서 불을 밝히고 싸구려 커피부터 버터 토스트 같은 것을 파는데요. 맥주한잔 하면서 생각에 잠겨보세요. 태국은 왜 밤에도 더운가...

3. 아침에 일어나면 달리기를 합니다. 이상하게 아유타야는 런닝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공원도 많고. 아마 평화롭게 런닝을 하는 전세계 공원 도시 중에 가장 소득이 낮은 곳이 아닐까. 바꿔 말하면 소득이 낮아도 이렇게 평화롭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조심스럽게 왼쪽 운전을 하고 방콕으로 돌아옵니다. 시내에 계신다면 CentralwOrld라는 백화점에 들립니다(더우니까요). 백화점 구조가 우리와 똑같습니다. 모두 일본 백화점을 베꼈으니까요. Laem Charoen seafood에서 구운 생선요리를 주문하세요. 다들 그걸 먹고 있을 거예요. 다른 태국음식은 한국에도 다 있으니(더 맛있음) 그냥 먹어보는 겁니다. 제법 먹을만 하고, 또 한국에 돌아오면 우리 생선요리가 얼마나 맛있는지 알게 됩니다.   

센트럴월드를 나와 사거리 대각선으로 건너편에 조그마한 에라완사원이 있습니다. 꼭 가보세요. 그냥 시내한복판에 팔이 여러개 있는 부처님의 불상을 모신 사원인데, 지나는 태국인들은 다들 잠깐이라도 기도를 하고 재물을 바칩니다. 가장 태국을 느끼기 좋은 곳입니다. 태국을 느낀다는 것은 태국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푸앙 마라이’라는 자스민 꽃 목걸이를 재단에 바치고 부처님께 물어봅니다. ‘내일도 더울까요’ 

밤에는 쩟 페어 야시장에 많이들 가시는데요. 너무 유명해져서 사람이 너무 많아요. 한국 젊은이들은 감자탕같은 랭셉을 많이 먹어요. 더우니까 코코넛아이스크림 하나 사들고 대충 본 다음에 지하철 타고 Phrom Phong BTS Station역에서 내립니다. 엠포리움백화점과 엠쿼티아 백화점이 나란히 있습니다. 지하에는 수퍼카만 따로 주차를 하는 공간이 있어요. 또다른 방콕을 만날 수 있습니다. 스키복 매장도 있어요. 이 친구들 참...

태국인들도 본적 없는 하이엔드 태국 음식은 LUK KAITHONG에 있어요. 여기서 저녁을 먹고, 엠포리움 5층에 올라가면 ESCAPE라는 퍼블릭한 루프탑 BAR가 있어요. 맥주 한잔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전세계에 얼마나 다양한 민족이 있는지 알게 될거예요. 

4.
이도저도 귀찮으면 엠포리움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SURA라는 한식당이 있습니다. 삼겹살에 싱하를 시키고, 밥은 짬뽕탕으로 먹으면 됩니다. 진짜 진짜 친절한 매니저(태국 여성)를 만나게 될겁니다. 근처에 서울집이라는 오래된 식당도 좋습니다. 고등어김치조림이 시그니처입니다. 

태국에서 제일 맛있는 한식당은 한인타운 2층의 ‘이가’라는 돼지국밥집입니다. 부산 갈 필요 없습니다. 부산출신 사장님이 맨날 땡땡이를 치는데 희안하게 맛이 일정하게 유지가 됩니다. 제대로 식사를 하고 싶으면 1층의 ‘명가’에서 갈비를 먹으면 됩니다. 한국 갈비가격의 1/3 수준입니다. 김밥을 포장해서 호텔로 돌아옵니다. 우리 가족이 방콕에서 가장 그리워하는 곳입니다.

5. 주말에는 짜뚜짝 시장을 가는데, 정말 너무 넓어서 반나절 정도 돌아보면 1/10 정도 보게됩니다. 볼 것은 많은데 물론 살 것은 없습니다. 집사람은 종종 가구를 보러 다녔습니다. 짜뚜짝 시장 바로앞 Bang Sue Junction Shopping Center에 가면 골동품부터 오래된 가구나 보석을 팝니다. 일요일 낮에는 빌딩 전면에 작은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온갖 잡동사니를 팝니다. 우리 가족은 야드로라는 사기인형을 모으는데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여기에 들려 하나씩 모셔온 추억이 있습니다.

6. 방콕에 오시면 흔히 좋은 마사지 숍을 알려달라고들 하시는데...그건 강남에서 미용실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시는 것 같아요. 그냥 비싼 곳이 깨끗한데 비싼 곳이 마사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묻지 마시오. 방콕은 태국과 전혀 달라요. 전세계인들이 모이는 짬뽕도시예요. 스타워즈에 다양한 외계인들이 모이는 술집같은 곳이죠. 매우 무질서한데 생각보다 안전해요. 그리고 부처님처럼 다들 친절합니다. 만약 당신이 태국에서 무례함을 만났다면 그것은 당신이 무례했기 때문일 겁니다. 

돌아올 때는 텝타이 치약이나 말린 망고를 사오세요. 물론 쿠팡이나 네이버에 다 있어요. 그냥 더 비싸게 사오는 맛이죠. 그렇게 서울로 돌아오면 이제 더 더운 서울이 기다리고 있겠죠. (태국 사람들이 8월에 서울 갔다가 더워 죽을뻔했다고..) 그래도 우리는 가을이 있잖아요. 태국의 어느 퇴직한 관료분이 10월에 인천공항에 내려서 그러셨데요. 하늘에서 에어컨이 켜져 있는 것 같다고.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그런 나라를 두고 당신은 왜 태국에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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