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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수학책

이상한 수학책 : 그림으로 이해하는 일상 속 수학 개념들 - 벤 올린

수학을 잘 못지만 공대에 들어갔고,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아직도 수학은 내 인생을 따라다니고 있다. 잘하지도 못하는데 왜 계속 이 길을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중학교때까지는 수학을 잘 했다. 고등학교때는 공부량으로 그냥저냥 꾸역꾸역 따라갔다. 그래서 공대에 들어갔는데 1학년이 공부를 할리가 없지않나. 수학은 더더구나 싫었다. 미적시간 그 유명한 입실론-델타(우리학교 수학과가 이 정리를 참 좋아한다고)를 접하고, 수학을 놓았다. 다른 과목은 공부를 안해도 하던가락으로 F는 안떴는데 미적은 1,2학기 모두 F가 떴다. 심지어 출석이 모자라지도 않았다!! 2학년때 다른 친구들은 공업수학을 들었지만 나(를 비롯한 아주 많은 동기들은) 미적을 다시 들었다. 하지만 공부를 여전히 안했다. ㅎㅎ 2학년1학기 미적F! 와 재수강인데 F라니 자기혐오와 자괴감이 밀물처럼 다가왔다. 그래서 동아리 친구들이 다 가는 농활도 못가고 썸머를 들었다. 그리고 2학년 2학기 미적 재수강은 잘 넘어간것  같다. 공수는 썸머때 1,2학기를 야매로 넘어간거 같다.(우리학교 썸머는 Pass/Non-Pass라서 시험때 공식만 잘 외우면 F는 안받았던듯)  아아아 지금생각해보니 나 진짜 수학못했구나.

개발자가 된 지금도 수학을 공부한다. 원래는 안하다가 회사에서 알고리즘 시험을 치루면서 성골,진골을 나누고 있어서 다시 공부한다. 사실 알고리즘에 수학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수학적 사고력은 진심 필요하다.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양성한다고 팔자에 없는 통계공부도 하고있다.

그리고, 초등4학년인 딸 수학을 봐주고 있자니 아주 속 터진다. 물론 부모를 닮았겠지만 도대체 수학머리가 없는 것 같다.(가도 어떨때 보면 잘하는 것 같기도) 수학을 싫어하는 건 확실하다. 어떻게 하면 수학을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길게 주절주절댔는데 40 평생을 살아온 결과 수학을 잘하면 인생의 길이 넓어진다. 돈을 더 많이 벌 수도 있다. 어려워서 사람들이 안하려고 그래서 그런지 동양인이 세계적으로 먹힐 수 있는, 파고들기 아주 좋은 분야다.

그래서, 무려 수학책을 읽었다. 그것도 양장본의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겁도 없이 샀다. 왜 샀는지 기억도 안난다. 올해내로 다 읽기는 틀렸군.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생각했다. 개시를 안하면 아예 안 읽을거 같아 몇 장 읽어내려갔는데 웬걸 재미있다. 번역서인데도 덜컹거리지 않고 그닥 논리를 따라가는 것도 귀찮지 않았다. 핫 글을 잘 쓰시는군.  수학적으로 생각하기 부터 시작해서 기하, 확률, 통계에 관한 어려운 이야기를 졸라맨과 함께 쉽게쉽게 설명해준다.

하지만 이제 수학책은 안 읽으련다. 수학은 타고나야 한다.  타고나지 못했으면 꾸역꾸역 외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