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비밀편지 : 국왕의 고뇌와 통치의 기술 - 안대회
10월 마지막주 토요일. 그러니까 할로윈데이에 우리 가족은 마이리얼트립을 통해서 경복궁 야간투어를 했다. 안지영 해설사님의 즐거운 해설과 더불어 경복궁의 야경을 실컷 누렸는데.. 해설하면서 추천해주신 책이다. 이 책과 더불어 표석으로 보는 경성. 을 추천해줬는데 두권 다 막 재미있진 않더라.;
암튼, 정조는 편지를 통해 막후정치를 펼쳤다고 한다. 정적으로 알려진 심환지에게 편지를 보내서 본인이 이렇게 얘기를 할테니 그건 안된다고 반박하라고도 지시하고, 정보도 수집하고, 공작도 하고. 심환지랑 나름대로 죽이 잘 맞았다는건데 그렇다면 노론의 독살설은 아닌건가?
부하입장에서 이런식으로 뒤에서 근거없이 조종당한다면 분명 꺼림직할거다. 더구나 조선은 목숨을 걸고 벼슬살이하는 건데. 그래서 그런지 정조는 편지를 태워버리던지 세초해버리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심환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끝까지 잘 보관했다. 처음에는 없애버렸으나 많은 양이 남아있다고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핀트가 나간걸까 궁금하다. (나도 괜히 뒤집어 쓰기 싫어서 석연찮은 지시 메일은 잘 남겨둔다. 구두지시는 메일로 근거자료를 남기고.)
안해설사님에 따르면 사관을 피해서 기록이 남지 않는 밤에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그래서 관련 기록은 실록에는 없고 심환지 후손 등 사가에 남은 편지를 통해 실록과 맞춰보면서 상황을 짐작했다고 한다.
지시편지뿐아니라 이런 저런 축하편지 등으로 감동정치를 펼쳤다는데 본인의 국정 운용에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왜란 호란으로 무너진 조선은 영,정조시기 잠깐 반짝하다가 정조 이후에 완전히 무너지는데 정조가 조금만 더 재위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봤자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