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독립국가 소말릴란드 - 다카노 히데유키
아프리카 동부 소뿔같이 튀어나온 곳에 위치한 소말리아 라는 국가가 있다. 에티오피아를 둘러싸고 있고, 밑으로는 케냐와 국경을 접한 곳이다. 이집트의 수에즈운하를 거쳐나온 선박들이 아라비아해를 빠져나오자마자 만나게되는 아덴만이 바로 소말리아 앞바다다. 이런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를 발판으로 이런 저런 산업이나 무역을 일으켰으면 좋겠지만 이 나라는 정부가 사실상 무너지고 유력 가문(씨족)이 군벌을 이루며 이 절묘한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하여 해적질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정부도 없고, 해적이 창궐하는 북두의권 세계관이 현세에 펼쳐진 국가, 이 소말리아 북부에 소말릴란드라는 국제사회에서 인정되지 않는 국가가 있다.(지도에도 안 나타나네) 다만 인정이 되지 않았다뿐이지 나름 탄탄한 정부를 가지고 선거도 하고 있고 무려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의 역사까지 있는 아프리카에서 최고의 민주주의를 이룩한 국가다. (일본인 저자에 따르면 라퓨타와 같은 나라라고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식민지시절 남쪽은 이탈리아가 지배했고, 북쪽은 영국이 지배했는데 상대적으로 황폐했던 북쪽은 영국이 방치하다시피 해서 예전 씨족 전통이 잘 살아남았고, 식민지가 별로 없었던 이탈리아는 나름 뜯어먹을것이 있어서 전통사회에 많이 개입했었나 보다. 그러다보니 남쪽과 북쪽이 여러해에 걸쳐 다르게 발전해왔는데 억지로 합쳐서 독립하니 분쟁이 있을 수 밖에. 게다가 정부도 엉망진창이니 우리만이라도 잘 살자라고 독립을 했다.(쓰고 보니 뭔가 스코틀랜드 같다.)
저자는 소말릴란드를 탐험하고, 난민캠프도 가보고, 소말리아의 상황도 체험하고 반소말리인이 되어 이 책을 썼는데 어쩌면 일본의 세계력이랄까 사소한 것에 천착할 수 있는 저력(?)이랄까 뭔가 이런 곳 까지 가봤다고? 하는 느낌을 받았고,
르뽀인줄을 알고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더 기행문에 가까운 글이라 기대했던 내용과는 살짝 어긋나서 (나는 지정학책을 기대했던 거 같다.) 지루한 느낌은 있었다. 별로 안 궁금한 내용을 알려주는.
그래도 독특한 책이고 아프리카, 소말리아를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소말리아 = 해적 = 나쁜놈은 아니지)